지난 일요일 공장의 일이 한가한 틈을타서
모처럼 텃밭의 미뤄둔 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하고
아내에게 일거리를 배당받았다.
사실 마당앞에 100여평 남짓의 텃밭을 가꾸고 있지만
봄철에 씨 뿌릴때와 가을철 수확때 빼고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늘 애들 엄마가 가꾸고 있다.
작물 심을때마다 이름을 알려주기는 하지만 많은 관심을 두지못하다보니
새싹이 나와 다 자라야지만 이게 무엇이구나하고 알 정도로 구별을 잘 하지는 못한다
암튼,
땅속식물인 고구마,감자,땅콩를 제외한 밭 작물에 웃거름을 주라는 지시를 하달받고
즉시 시행에 옮겼다.
고추,수박,참외,가지,토마토 ,오이,호박 등등...
더운 날이였지만 모처럼 아내에게 점수 딸 생각에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했다.
혹시 몰라서 장모님께 전화를 걸어 웃거름 시비에 관한 정보도 추가로 얻고....
일을 다 끝내고 닭장안의 닭들과 오랫만에 수다를 떨고 있는데..
일 잘하고 있는지 현장 시찰나온 아내의 일갈~~
"여보세욧~~"
"왜? 주지말라고 한 감자에 거름을 주셨나요?^^"
"까마귀 고기를 잡수셨나요?"
허걱...
감자를 콩으로 보고 웃거름을 다 준게 아닌가.
사실 씨앗을 심고 새싹이 나왔을때 부지런 떤다고 콩 인줄알고 말뚝까지 박아놨으니
이제까지 콩인줄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무생각없이 거름을 주고 만것이다..
또다시 아내에겐 별 도움이 안되는 인간으로 찍히고,
뿌린 거름 파내는 작업을 감행할수밖에 없었다...
아~~ 그래도 아내가 봤기에 망정이지
올 감자농사 망할뻔 했네요...
아직도 풀인지 꽃인지 작물인지를 잘 구별 못하는 귀촌 10년차...
아내없이는 한가지도 해낼수 없는 내 무능함이 미안할 뿐이네요^^
그래서 아내를 더 좋아하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가지지못한 능력을 가진 아내이기에~~
자기야...그래도 요즘엔 식목일 날 묘목 사다가 심어놓고
풀 벤다고 낫질하다가 묘목 베어버리는 일은 없잖아...
잘 가르쳐서 써먹어~~...
보너스 사진임다..
잔디밭 귀퉁이에 있는 작은 연못에 이쁘게 꽃창포가 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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