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추운 겨울날 숯불구이는 최고의 보약.

날이 찌뿌린게 하늘에서 뭐라도 내릴것 같다.

 

우중충하기만 한 일요일 휴일.

뱃속이라도 든든하게 해야 좀더 따뜻한 하루가 될듯하다.

 

숯불구이 준비는 오로지 내 할일이다만

토끼같은 마눌과 다람쥐같은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수고를 아끼지 않으련다.

 

기지개와함께 어깨를 활짝 펴고

추위를 이겨내는 우리집만의 돼지고기 숯불구이를 향해 달려가본다.

 

 

추위에 호호 입김은 사정없이 나오지만

뱃속 든든하게 채우며, 따뜻한 숯불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보면 한겨울 추위는 더 이상 없다.

 

인근 가마터에서 직접 공수해온 참나무 숯에 불을 붙이면 몸과 마음도 함께 따뜻해진다.

 

참숯에 불이붙고 그 열기가 식어갈때쯤이 고기를 구울수 있는 최상의 상태가 된다.

 

이제 천천히 탁자에 식탁보 깔고 구이망과 고기를 준비한다.

고기는 평소 12m/m두께로 준비하는데

이렇게 추위와 싸우면서 먹기위해서는 조금 얇게 썰어서 빨리 익히고 재빠르게 먹는게 최선이다.

오늘은 약 10m/m두께로 준비했다.종이 공장답게 식탁보는 80g k/p지다.

 

.

한번에 두근 정도 올려서 고기를 익힌다.

아들넘 한놈이 무쟈게 고기를 먹어대기에 미리 많은양을 준비하지 않으면

나는 고기 한점 못먹고 구어대기 바쁘기만 한 까닭이다.

 

왕소금 뿌리고 열심히 뒤집다보면 어느새 초벌구이가 끝나간다.

너무 익히면 정작 먹을때 고기즙의 손실로 입감이 떨어질수 있다.

 

불의 세기가 어느정도 떨어졌을때 삼겹살을 굽기 시작한다.

불이 셀경우 떨어지는 기름으로 대략 난감이다.

삼겹살은 은근한 불에 구어야 겉면이 타지않고, 부드럽게 맛있는 삽겹살을 먹을수 있다.

이제 먹기좋은 크기로 자른뒤 식지 않도록 불가로 해체모여 시켜놓고,

 

지난해 봄에 따서 비축해놓은 두릅장아찌와 2년정도 묵힌 묵은지,

흙과함께 뽑아서 비닐 하우스에 보관중이던 배추 속을 탁자에 올리면 더이상 필요한건 없다.

쌈무는 마트에서 사왔다.

봄 가을엔 냉장고에 직접 만들어놓은 쌈무를 볼수 있지만

겨울철엔 자주 고기를 굽지않기에 냉장고에 비축해놓지는 않는다.

 

이제 쏘시지를 불에 올리면 가족들을 부른다.

이제부턴 사정없이 먹기만 하면 된다.

찬바람 씽 씽 불어도 우리 가족의 먹성을 어찌할수 없다.

왜? 먹을땐 개도 못건든다는데, 감히 추위따위가 느껴질 우리가 아니다.

 

아삭한 노오란 배추속에 잘 절여진 두릅 하나 올리고 돼지고기 몇점 올리면 그게 바로 행복 아니겠는가?

 

배불리 먹고나니 지금이 겨울인지 봄인지 분간이 안된다.

 

배부르고 딸래미가 타주는 뜨거운 커피 한잔에 등 따뜻하니 세상 부러울게 하나 없다.

 

오늘도 일상이 행복 하기만 한 까닭은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둘러앉아 행복한 식탁에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음이다.

 

추운 겨울날 숯불구이는 우리집을 건강하게 해주는 최고의 보약이다.

 

 ☞☞작년 김장때 묻어 두었던 항아리속의 묵은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