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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농사 망친 농민의 마음,무엇으로 위로가 될까?

잘려 나가는 무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아픈데,

농민의 마음은 얼마나 속상할까?

 

마을 입구에 위치한 넓다란 밭에서 기계음이 들려오길래 가봤더니

예초기로 사정없이 다 자란무의 윗부분을 베어내고 있다.

 

예초기로 무를 베고있는 모습

 

이른 봄부터 씨를 뿌리고 애지중지 길러온 무가 아닌가?

이상기온으로 유독 변덕스러웠던 지난 날씨.

 

지난봄 오랜동안의 가뭄으로 타들어가는 작물을 지키기위해

그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이리저리 호스를 옮기며 몇날 며칠을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른다.

 

그 정성이 헛되이 돼버렸다.

 

 

시장에 내다 팔아도 될 다 자란 무를 수확 하려니 모두 갈라진 모습으로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됐다.

 

아래 영상은 무를 베어내고있는 모습을 잠시 촬영했다.

물론 동의를 구하고...

 

 

 

평소 잘알고 지내는 마을 주민이기에 내 마음도 속상하기도 하고,

무를 베고 있는 모습이 낯설기도 해서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나에게 말을 건넨다.

 

"박사장~~ 그냥 먹을수 있는것도 많으니까 뽑아다 먹어~"

 

난 대답을 할수가 없었다.

 

고생고생하며 농사지은 무인데

통채로 갈아엎는 모습을 바라보며 선뜻 대답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무의 몸퉁만 보이는 밭의 모습이 섬뜩하게도 보인다.

 

그 어떤 말도 건네지 못한채 바라만 보고있던 내게 한마디 더한다.

 

"한두해 농사 짓는것도 아니고 이럴때도 있고,저럴때도 있고,

대풍으로 농사 잘되면 좋기도 하고 그런거지...뭐.."

 

"빨리 갈아엎고 다른 작물 심어야지..."

 

아픈 마음 스스로 위로하며

다음 농사를 준비하기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농민의 모습에서

나를 돌아볼수 있었다.

 

위로의 말을 전하기보다는

작은일 하나하나에 얽메어 짜증내고 남의탓으로 돌리곤했던 내 지난날의 모습들을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

 

작업을 끝내고 집을 향해 걸어가는 농민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이지만

내일이 있기에 다시금 힘을내 애써 웃음짓는 그의 모습에서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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