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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1원의 절반인 50전이 나에게 주는 행복...

십원짜리 백원짜리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요즘이지만

지금도 1원의 절반밖에 안되는 50전이라는 단위에 미래를 걸고

산업 현장에서 땀 흘리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답니다.

 

저도 그중의 한사람이지요.

 

조그마한 공장을 운영하다가 IMF 사태이후 직원 모두를 내보내고

아무 연고 없던 이곳 안성으로 사업장을 옮기고 포장지류 가공일을 게속 하고 있습니다.

애들 엄마의 도움을 받으며 혼자 공장일을 해온지 벌써 10여년이 훌쩍 넘었네요.

대개 소규모 영세업체들 모두가 그러하듯 저희 포장지 가공업계도 생산단가가 20여년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지요.

그렇다고 그옛날에 폭리를 취하며 이익을 많이 낸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만큼 일거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엔 해마다 조금씩이라도 단가 인상을 할수 있었지만 업체들의 자동화가 활발해 지면서

 자동화가 되지 못한 제품들의 틈새 시장을 파고드는 영세업체에게는 그 경쟁이 치열할수밖에 없지요.

단가 조정은 하청주는 업체의 처분만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 입니다.

더욱이 툭 하면 중국이나 동남아로의 생산라인 이주로 더욱 일거리 상황은 좋지않죠.

 

물론 단가가 20전 ,50전 짜리  제품이지만 하루 열심히 일하면 밥벌이 정도에 애들 교육비까지는 벌수 있죠.

이보다도 못한 벌이를 하는이들이 생각보다 많은 요즘

그들에 비하면 지금 현재 제 형편은 감사 할 따름입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행복한 가정생활을 유지할수 있었던것도 그 작은 돈인 1원짜리들이 모여 만들어 준것임을 ...

 

가끔 길거리에 떨어진 100원 짜리 동전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이들을 보곤 합니다.

저야 누구보다 먼저 주우려고 달려가지요.

1원에 내 청춘을 바치며 해왔던 일들로 인해 동전마저도 제 몸처럼 소중 하니까요.

 

 

관공서,은행이나 큰 마트의 창구에는 이쁘게 생긴 동전 모금함이 놓여져 있지요.

현금 사용시 별반 사용하지 않는 동전이나 소액을 불우이웃돕기등으로  기부하기 위해 놓여져 있습니다.

저는 아직 그곳에 한번도 동전을 넣어보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도 힘들고,너무 아깝다는 생각에...ㅠㅠ

 

하지만 이제는 마음을 달리하려 합니다.

 제 지난날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1원이라는 작은 돈들이 모여 지금의 제 가정을 지켜 주었듯이

알음 알음 기부하는 작은 돈들이 내 이웃에 있는 어려운 처지의 가정에 전달되어

그들 역시 작은 행복을 느낄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제는 작은 성금함을 보면 제 주머니에 있는 동전들 모두 꺼내서 넣으렵니다.

이제껏 남들에게  베풀어본적은 없지만

조금씩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동전에 담아 넣으렵니다.

제 아이들과 함께...

이제부터라도 50전이 내게 가져다준 행복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누고 싶습니다.

 

나눌수 있는 행복이야말로 제가 가질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