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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처가 or 애처가

절약으로 빚은 쑥 버무리,방앗간,그리고 말다툼.

episode 13.

아내는 언제나 내가 아내의 편이기를 바란다...

 

이웃에 사는 지인 부부가 쑥 버무리를 가지고 오셨네요.

반갑게 맞이하고 맛있게 먹었답니다..

 

 

출출하던차에 잘 먹었지만 그 쑥 버무리에 생각지못한 사연이 있을줄이야....

 

예전 우리네 어머니들은 통상적으로

방앗간에 가져갈 떡쌀을 준비할때 쌀의 양을 넉넉히 준비하죠.

 

방앗간은 쌀을 빻아줄때 쌀의 양에따라 일정금액을 받죠.

허나 어머님들은  한 두되 정도는 더 준비해서 방앗간에 가져갑니다.

예를 들면 쌀 한말을 준비할때 한 두되 더 넣고

한 말 빻는 가격에 떡쌀을 조금더 빻게되니 결국 이득을 보게되죠.

물론 방앗간 사장님도 양이 많다는걸 알면서도 그냥 해 주시는게 보통이니까요.

 

쑥 버무리를 만들어 오신 아주머니의 사연인즉,

 

이전에는 요금이 저렴한곳을 찾아 읍내에있는 방앗간을 찾았지만,

이번 쑥 버무리를 만들때는 쌀 양이 적다보니 집에서  인접한 방앗간을 찾아다 하더군요.

 

문제는 이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아주머니는 어려서부터 어머님으로부터 보고 배웠듯이

잘 보관했다가 요긴하게 쓰기위해 쌀 한말을 준비했고

늘 그래왔듯이 한 두되 더 넣어다고 하더군요.

 

방앗간 사장님님들이야 그릇에 담겨져있는 쌀 양만봐도그 양이 어느정도인지 쉽게 알수있죠.

 

평소 찾아오지않던 손님이라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쌀의 양이 한말이 넘으니 2천원 더 내라고 하시더랍니다.

그 와중에  아주머니는 쌀 한말이 맞다고 거듭 주장하시면서  

완강하게 방앗간 사장님과 맞서게 된거죠.

 

다른곳은 웬만하면 그냥 해 주는데

여기는 너무 빡빡하게 한다고 한소리 거들면서 말이죠.

 

주위에 마을분들 몇분이 계셨는데 서로 아랑곳하지않고

그냥 해달라,안된다 요금 더 내야한다며 기분까지 상하면서 옥신각신 했답니다.

 

결국엔 돈을2000원 더 주고 쌀을 빻았고

기분은 상할대로 상해서 집으로 오셨답니다.

 

집에서 더 큰 전쟁이 벌어질줄이야...

 

남편분에게 방앗간에서의 일들을 설명하며 위로를 받으려 했던 아주머니는

남편분의 말에 더 속이 상하게 됐답니다.

 

남편분이 그거 몇푼이나 된다고 속이고 그러냐고,

그냥 처음부터 쌀의 양을 속이지말고  가져갔어야지하며 오히려 아내분을 다그쳤답니다.

 

쑥 버무리 만들어서 맛있게 먹으려던 계획이 아주 엉망이된거죠,

 

융통성 없는 방앗간 주인에

남의 속도 모르고 아내의 잘못이라고 나무라기만하는 남편땜에 완전 침울 분위기가 됐답니다..

남편이 정말로 의편이 된거죠..

 

어차피 쑥 버무리를 만들려고했기에 어찌어찌해서 만들었고

저희 부부가 생각나서 한 접시 담아가지고 오셨다고 합니다.

 

사연이 많은 쑥 버무리를 먹게 된거죠....

 

그 방앗간 사장님도 너무 야속하리만큼 원칙을 따진것도

점점 삭막해져만가는 우리 사회일상의 한 단면을 보는듯해서 씁쓸했고,

굳이 초과된 쌀의 양만큼의 요금을 더 받겠다고 하는 방앗간 사장님에게

다른곳과 비교해서 말씀하신 아주머니도 잘못은 있는듯 합니다..

 

그런데 아주머니의 남편분은 설명하기가 곤란하네요.

 

간단히 한마디로 아주머니의 기분을 풀어 드릴수있었는데...

이를테면 "그 방앗간 사장님 참 못됐네,"

"그렇게 장사하면 손님들 금방 다 떨어져 나갈껄"이라는 말 한마디만 해주셨다면.....

 

남편분에게 단단히 삐쳐서 토라진 모습으로 댁으로 가셨는데 그 뒤는 안봐도 비디오겠죠...

 

우리 남자들은 너무 눈치가 없어서 문제입니다..

 

상황판단이 그렇게 흐려서야...

 

애처가가 되는길은 간단합니다..

아내가 지금 내게서 어떤말을 듣고자하는지

눈치껏 살펴서 온갖 미사어구 동원해서 마음에 들게 해주는것입니다.

 

부부의 금술은 남자의 눈치에서 시작된다는 말 잊지 마세요^^

 

애처가가 되는길은 쉽다,아내에대한  눈치만 살펴도 반은 성공이다~~ㅎㅎ 

 

* 쑥 버무리에 대한 단상(想) 하나더~~*

버무리가 안될땐 쑥 개떡도 좋다.

먹을땐 아내에대한 감사인사 잊지말고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