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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아내의 발 가락을 잡고 자는 남편입니다.

아내의 발가락이 예쁘냐고요?

아뇨, 제 아내의 발은 항상 퉁퉁 부어있고 발가락에서는 냄새가 진동 합니다.

 

이 세상에 여자로 태어나서 엄마로 살아간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남자들은 잘 모릅니다.

그래서 요즘은 엄마가 되기를 포기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도 하지요.

 

제 아내도 이 세상 여느 엄마들처럼 하루하루 24시간을 뛰어만 다닙니다.

아침 밥 부터시작해서 애들 등교 길.빨래며 설겆이,학교 도서관,급식실에 학부모 회,운영 위원회까지.

더 보태서 중학생인 큰 아이 시험 감독까지

아이들과 관련된 일들이 매일같이 생겨납니다.

 

더군다나 지역을 위한 단체인 의용 여성소방대원, 면 농악놀이 장구 연주자,관내 초중고 급식실 위생 검사원등등..

같이 사는 저도 아내가 원더우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져 봅니다.

 

 

그 바쁜 틈에도 유독 야생화를 좋아하는 아내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야생화 단지를  보유하고있는 인근 식물원에서

봄,가을 학생들 체험학습 교사로 일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건 수당을 받고 하는거라 꿩 먹고 알 먹고지만요..

 

이제 쉴만하면 조그만 텃밭의 잡초들이 아내를 부르죠..

물론 제 도움 없이는 위의 그 모든것들을 할수는 없겠죠...

그 만큼 저도 바빠지는것이죠.

 

이렇듯 한시도 엉덩이 바닥에 붙일시간 없는 아내의 발은 저녁때가 되면 퉁퉁 붓는답니다.

하루의 고단함이 모두 발로 가는듯 합니다.

 

아내와 얼굴 맞대고 마주보고 자는 날을 꼽으라 한다면 일주일에 한번정도...

저 역시도 집과 함께있는 공장에서 직원 없이 혼자 일하다보니, 바쁘면 새벽 늦은시간까지 일하기가 다반사 입니다.

일 끝내고 방으로 들어가면  이미 아내는 꿈 나라에 가있죠.

결혼 초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애 둘을 낳고는 변하더라고요.

 

암튼 바쁘다는 핑게로 집안 일 소홀히 한 제가 할수 있는건 퉁퉁 부운 아내의 발을 주물러 주는거죠.

피곤에 쓰러져 씻지도 않고 자는 아내의 발 에서는 하루의 고단함을 보여주는 향기가 모락모락...

그래도 전 그 냄새가 좋습니다.

 

우리들 앞을 막아서는 수 많은 어려움을 불평 불만없이 꿋꿋히 이겨내고

앞으로 씩씩하게 나아가는 제 아내가 있어 너무 행복 합니다.

그 행복이 아내 발가락의 냄새를 이 세상 어디에서도 맡아볼수 없는 향기로운 향수로 만들어 주니까요.

 

아내와 반대로 누워서

아내의 발 가락을  주무르다 보면 어느새 저 역시도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채

아내가 먼저 가서 자리잡고 남편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들만의 행복의 꿈 나라로 여행을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