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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행주가 빠진들 어떠하리,구수한 된장찌개는 어머님의 손맛인데....

행주가 된장 찌개에 빠지던순간 난 순간 원효 대사가 생각났다.

해골 바가지의 물...

 

어제 있었던 일이다.

 

아침부터 열심히 뙤약볕 아래에서 텃밭의 작물들 순 치고 들어와 식사 준비 하던 아내.

공교롭게도 내가 현관문을 들어서고 있을때...

뚜껑이 깨진지 이미 오래된 뚝배기에 된장 찌개를 끓인 아내는

뚝배기를 렌지에서 들어내려하다가 그만 행주를 찌개에 빠트리고 말았다.

아마도 오전에 밭일 하느라 손 힘이 빠졌었나보다,

순간 난 내 아내가 그리도 민첩한지 처음 알았다..

거의 찰나와도 같은 순간에 행주를 걷어내는것이 아닌가.

매사가 만만디 느긋한 성격의 아내 인지라 순발력은 없을줄로만 봐 왔는데...

 

ㅎㅎ 저런 큰 실수를 하다니..

인기척 내지 않고 그냥 모른척 서 있다가 사태가 수숩된후

"점심 아직 멀었나?" 하고 방금 들어온양 시치미 떼고 물었다.

아내는 아무일도 없언던양 "방금 찌개 다 끓였으니 밥만 퍼서 먹으면 되요"라고 한다.

아내와 나 이렇게 둘은 그 운명의 된장 찌개를 마주하고  앉아서 식사를 시작 했다.

 

"오늘따라 된장 찌개맛이 더 깊은맛이 나는거 같은데"라는 말과함께

찌개를 떠 먹으며 아내의 표정을 살펴 보았다.

아내는 아무 표정 변화없이 "뭐 엄마가 해준 장인데 그 맛이 어디 갈려고"하는게 아닌가

 

아내 역시 맛있게 찌개를 먹는 모습을 보며 언제쯤 이실직고 하려나 생각하며

나 역시도 다른날 보다도 더 된장찌개를 더 많이 먹는수고로 뚝배기를 깨끗히 비웠다.

 

이윽고 상을 물리고 과일 한쪽 내 오며 사실을 실토하는 아내.

 

행주가 된장 찌개에 빠진 자초지종을 얘기하며

"공들여 준비한 찌개를 행주 하나 때문에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웠다"는 말을 하더군여..

나 역시도 알고 있었다라는 말과 함께

행주 하나가 어머님의 장맛을 대신할순 없다는 애기를 해주었다.

"아무려면 어때 살면서 이런일도 있고 저런일도 있는거지.

저쪽 먼나라 아프리카에서는 흙탕물로 하루하루 연명하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어머님이 손맛이 들어있고 아내의 정성이 담긴 된장 찌개인데 뭐가 들어간들 먹지 못하겠는가.

 

보여지는건 순간이고, 마음으로 느껴지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나 자신을 긍정적인 삶으로 인도해줄거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