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탈북소년의 손에 기관총과 단검대신 닌텐도와 mp3가 들려 있기를..

집 인근에 탈북자들(지금은 새터민이라 부른다)의 정착교육을 위한 하나원이 있다.

하나원에서는 3개월간의 정착 교육이 이루어진다.

탈북 가족중 중,고등학생들은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초등학생들은 하나원 자체내의 교육프로그램 외에
능력별로 테스트를 받은후 관내 초등학교에
학년과 반 배정을 받아 학교 교육도 체험을 하고 있다,

세달간의 학교 생활중, 평생 친구라는 프로그램에 의해
재학생과 탈북학생간에 연결 고리를 만들어 준다.

또한 재학생 가정에 홈스테이 하는 일종의 남쪽 가족생활 체험을 갖게 되는데
얼마전 우리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우리집 큰아이와 평생친구를 맺은 탈북 소년을 초대하게 되었고,
24시간 함께했던 시간을 돌이켜 보며 글을 이어 나가려 한다.

토요일 오후 우리가족 4명은 탈북 소년과 함께 용인에버랜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그 소년은 안성 우리집에서 에버랜드로 향하는 내내 차창밖을 모든것이 신기한듯 
차창밖을 내다보며 감탄사만 연발하고 있었다)
돌아오는길에 기념 선물(너무 허름한 옷을 입었기에 옷을 사주려 했음)을 사주려고
대형 할인마트에 들어섰고
그곳에서 난감한 상황에 부딪치고 말았다.

아들과 함께 이곳 저곳 신기한듯  돌아보던 아이가 갑자기 완구 코너에서
장난감 기관총과 단검을 집어들고 갖고 싶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 아이들도 즐겨 찾는 물건이기는 하지만
그 아이는 북한에서는 총과 칼이 모든 어린아이들이 가장 가지고 싶어하는 물건이라 한다.
나로서는 선물로는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에 설득도 해 보았으나
이제까지 보지못했던 그 아이의 초롱초롱하게 빛이 나기까지 하는 눈을 바라보니
 그 눈에서 섬뜩함이 느껴졌다.
설득을 멈출수밖에 없었다.
그후 옷 한벌을 더 사고 집으로 돌아올수 밖에 없었다.

겨울철 평양 근처에서 출발, 밤마다 걸어서 압록강을 건너고 중국을 통해 이곳까지 왔는데
그 상황 한가지만 봐도 그 아이의 강인함을 어찌 느끼지 못하겠는가.

식사시간과 잠자리,그리고 아침 기상시간에 보여준 그 아이의 절도 있고,
집단생활에서의 몸에 배어있는 행동들에서
우리네 아이들과의 사상적 차이점을 어느 세월에 극복이 될까라는 명제를 안게 됐다.
무조건 통일만 된다면 새로운 희망의 세상이 오리라는 이전의 내 생각을 바꾸지 않을수 없게 됐다.
간접적인 교류 없이 바로 이루어지는 통일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됐다.


많은 반찬을 앞에 두고 유독 김치만으로 밥 한그릇을 비우던 그 소년,
지금은 연락이 끊어져서 어디에서 생활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부디 많은 어려움 겪지않고 남한 사회에 잘 적응 하기를 기원 해본다.

그 아이의 손에 총과 칼이 아닌 닌텐도와 mp3가 들려 있기를 또한 간절히 기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