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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안마가 아닌 구타를 부른 한마디.

"자~ 아빠를 싫어하는만큼만 등 때리세요~~"

 

긴 명절 연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정도로 바쁜 날들이었다.

신제품 작업 준비로 눈코뜰새없이 바뻤다.

 

덕분에 차례 음식준비는 돕지도 못해 동생네 가족과

아내가 고생이 많았다.

 

아내도 힘든 명절이었지만 나 역시도 그에 못지않게 피곤하기만 하다.

 

바쁜대로 어느정도 일 마무리를 하고 나니

황금같은 명절 휴가는 이미 끝....

 

아이들과의 여행 약속도 무산 되었고,

영화관이라도 찾아 영화 한편 보자는 약속도 공염불이 되었다.

아쉬워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할뿐이다.

 

늦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차 한잔 마시던중에

며칠간 바삐 움직였던 탓인지 허리도 아프고 등이 뻐근하길래

아이들에게 "아빠~ 안마해줄 사람?"

안마라도 받고 싶어 한마디 했지만 아이들은 모르쇠로 일관.

 

아빠 일이 바쁜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약속도 하나 지키지않은 아빠가 밉대나?

 

그래서 말을 바꿔 "아빠~ 싫은만큼씩만 아빠 등 때려~ 맘놓고~~"

 

 

아~~ 그런데 이것들이~~

 

딸 아이가  먼저 시작하는데...

이건 안마가 아니라 거의 구타 수준..

 

조막만한 손이라지만 어찌나 매운지 등줄기가 저려올정도.

그래도 견딜만하다.

 

시원해지는 허리와 등...

지쳐가는 딸아이에 이어 아들의 차례.

 

"넌~ 아빠 죽을수도 있으니까.. "

"아빠를 사랑하는만큼의 힘으로 조절 잘해라~"

"고3이 되는 아들놈은 제대로 안마해주겠지~" 라는 생각은 오산.

 

사진--인터넷.

 

'아빠~ 나는 아빠를 무지 사랑하거든요~"

퍽~ 읔~

 

"잠깐~ 너 아빠 정말 사랑하는거 맞냐?"

"그럼~ 나는 아빠 무지 사랑해~"

 

그러고는 두번째 등을 내리치는데 이건 안마가 아니라 마음먹고 내리치는 구타.

아들의 주먹을 피해 요리 저리 피하는 아빠 모습을 보며 두 아이는 웃기 바쁘다.

 

이젠 믿을건 아내뿐.

 

아내 앞으로 가서 등을 들이밀고 애정표현좀 해 달라고 했더니

"나도 당신 정말로 많이 사랑해~" 하며 한대 내리치는데....

 

견정혈인 급소를 제대로 맞았다.

난 그 한방으로 ko가 되었고

아빠의 몸개그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웃음을 뒤로하고 한마디 할수밖에 없었다.

 

"이젠 더이상 아빠를 좋아하지도 사랑하지도 말라고~" ㅠㅠ

 

 

고생한 아내 등 안마라도 해준다고 붙잡아도 요리조리 도망가는 아내,

엄마를 쫓아가는 아빠를 적극적으로 막아서는 아이들...

우린 그렇게 한덩이가되어 옥신각신...

 

비록 구타를 당하는 아픔은 있었지만

소중한 가족이 함께 함이 더한 행복으로 다가온 명절휴가의 끝자락이었다.

 

☞☞--투명 인간이 된다면 뭘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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